계절의 시간은 나이 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간다
50이 넘는 나이가 되니 계절의 시간이 나이 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간다.
추웠던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봄의 매화는 향기를 다하고 벚꽃이 만개를 하고 있다.
길거리마다 만개한 벚꽃을 보니 봄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아직 추위는 가시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공기의 흐름도 따뜻해지고 있다.
50이 넘어가니 1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3월 봄이 오는 가 싶더니 어느새 4월이 지나가고 있고, 이러다가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다가올 것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지나가면 6월이 오고, 어느새 방학을 맞이하는 여름이 다가온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단풍에 빠지다 보면 크리스마스가 오고 또 다시 해를 넘긴다.
하루의 시간도 빨라지고 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봄을 만끽하니 어느새 오후가 된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반복되는 쳇 바퀴의 일상이지만 그래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서 퇴직이 다가온다.
주말의 시간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 커피 한 잔, 밥만 먹어도 훌쩍 지나가 버린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부족해 진다고 하는데 요즘 들어 새삼 느끼고 있다.
젊을 때는 하루 시간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더니 어느새 퇴직이 가까워오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심리학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느껴지는 이유를 ‘비례 이론’으로 설명한다.
10살 아이에게 1년은 인생의 10분의 1이지만, 50살 어른에게 1년은 50분의 1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짧아진 시간의 비중이 우리에게 ‘시간이 빨리 간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계절은 빨리 지나가지만, 동시에 각 계절이 주는 깊이와 의미는 더욱 풍부해진다.
젊은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계절의 미묘한 변화들, 자연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힘, 계절과 함께 흘러온 인생의 추억들이 하나하나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봄의 생명력을 보며 새로운 시작의 용기를 얻고,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정을 되찾으며, 가을의 성숙함에서 인생의 깊이를 느끼고,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찾는다.
이런 깊이 있는 경험은 나이가 들어야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퇴직 후에도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갈까 모르겠다.
동일한 시간 속에서도 누구는 부를 창조하고 누구는 가난을 겪고 있다.
부자들이 돈으로 시간을 사는 이유를 50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드니 계절 만큼이나 시간이 빨리 간다.